14살 우리 집 막내, 푸들 래미를 소개합니다
영리하지만 얍삽한 귀염둥이
2010년 12월 7일, 저희 가족에게 특별한 존재가 왔습니다. 바로 푸들 암컷 ‘래미’입니다. 푸들이라 그런지 정말 똑똑한 아이였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눈빛이 똘망똘망했고, 사람 말을 알아듣는 듯한 반응을 자주 보였습니다. 기본적인 훈련도 금세 습득해 ‘앉아’, ‘손’, ‘털어’, ‘기다려’, ‘엎드려’ 같은 명령어는 물론, 분위기를 파악하고 행동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똑똑한 만큼 얍삽한 면도 있습니다. 사고를 쳐놓고는 꼭 눈치를 봅니다. 간식을 훔쳐 먹거나 쓰레기통을 뒤진 후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곤 합니다. 혼날 걸 알면서도 호기심과 욕심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마치 장난꾸러기 어린아이 같아 화를 내기보다 웃음이 먼저 나옵니다.
최고의 사고는 제 에어팟 신형을 형태도 없이 만들어 버린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별명은 래미뽕빵찡(어쩌다 만들어졌는지는 기억이,,,,)
검정색 인형 같은 외모에서 실버푸들로
래미의 외모도 정말 매력적입니다. 어릴 적에는 풍성하고 윤기 나는 검정색 털을 가진, 그야말로 인형 같은 강아지였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진짜 예쁘다”며 한 번쯤은 꼭 눈길을 주곤 했습니다.
그런 래미도 이제 나이가 들었습니다. 사람에게 흰머리가 생기듯, 래미의 검정 털에도 하나둘씩 은빛이 섞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점점 전체적으로 실버 빛이 감돌면서 지금은 자연스럽게 실버푸들의 매력을 풍기고 있습니다. 어릴 적의 귀여움과는 또 다른, 노견 특유의 차분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가 느껴져 그 모습 또한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사람처럼 늙어 간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나의 곁을 언젠가 떠난다고 생각하면 어디서든 눈물이 납니다
왼쪽 눈의 변화, 그리고 아픔
시간이 흐르면서 건강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근래에 래미는 왼쪽 눈에 수정체 전방탈출 증상이 생겼고, 그로 인해 시력이 크게 저하되었습니다. 백내장까지 진행되면서 예전처럼 밝고 또렷한 시선을 보여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산책 중에는 왼쪽 눈앞에 있는 장애물을 인지못해 부딫뻔하거나 장난감이 왼쪽에 있으면 찾지는 못합니다.
집에서도 물론 이리저리 부딫히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수술도 고려했지만, 노령견인 래미에게 수술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수의사의 의견에 따라 통원치료를 선택했습니다. 병원 치료를 잘 견디고는 있지만, 흐릿한 시야로 저를 알아보며 반가운 듯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 작은 몸으로 아픔을 견디고 있는 래미가 안쓰럽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 청주에서 1차 2차 병원까지 방문 후 "대전 강아지 눈 전문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 이 내용은 다음에 또 추가로 쓸께요)
청주와 서울, 떨어져 있는 마음
래미는 제가 10년 넘게 함께한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최근 회사 발령으로 인해 서울에서 숙소 생활을 하게 되면서 래미는 본가인 청주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래미의 곁에 매일 있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아쉽고 미안합니다.
청주에 계신 부모님이 래미를 정성껏 돌봐주시고 있지만, 매일 함께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늘 마음이 쓰입니다.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청주로 내려가 래미를 만나고, 안아주고, 산책을 하며 짧은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함께하는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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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나의 가족, 래미
래미는 단순한 반려견이 아니라 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족입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위로가 되었던 존재입니다.
지금은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고, 시력도 약해졌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친구이고, 든든한 가족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래미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더 자주 찾아가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하려 합니다.
래미야, 네가 내 인생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너는 언제나 나의 소중한 가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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